| 무시무시한 각본의 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은 강렬한 마음이 그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다.
1990년, 문학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아쿠타가와상 후보에도 올랐던 카와바야시 미츠루의 소설 갈수가 30여 년 만에 영화화됐다. 감독은 타카하시 마사야. 감독이 원작에 반해 10여 년 전부터 각본가 오이카와 쇼타로와 함께 시간을 들여 만든 것이 갈수의 각본이었다.
당초 자금이 좀처럼 모이지 않아 각본의 퀄리티에 대한 높은 평가와는 달리 영화화의 길은 난항을 겪었다. 우여곡절을 거쳐 갈수의 각본은 고독한 늑대의 피 시리즈, 사형에 이르는 병 등 이제 일본 영화계의 최전선을 달리는 시라이시 카즈야에게 전달된다. 각본을 읽은 시라이시는 자신 최초의 프로듀서라는 입장에서 이 기획의 영화화에 진력하기로 결단한다. 그리고 시라이시 카즈야를 비롯한 제작진이 만장일치로 주연을 맡긴 것이 바로 이쿠타 토마였다.
Q. 시라이시 씨가 처음 기획 프로듀싱이라는 입장에서 영화 제작에 참여하게 된 경위를 알려주세요.
시라이시 : 타카하시 감독이 10년 이상 전부터 준비하고 있는 각본이 있고, 여러 가지 사정에 이어 영화화는 되지 못했지만 훌륭한 각본이라는 이야기는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사실 타카하시 씨와 직접적인 대면은 없었습니다만, 여러 사람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하세가와 프로듀서에게 프로듀스업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읽었으면 하는 각본이 있다고 했죠. 그래서 아, 이거 알고 있어요!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돌고 돌아 제게 왔기 때문에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이쿠타 씨는 처음에 섭외 제안을 받았을 때 인상이 어떠셨나요?
이쿠타 : 각본으로서 훌륭하다는 것은 물론이지만, 그 이상으로 여러 사람들의 애정이나 열이 담긴 각본이라는 심상치 않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첫 회합에서 열렬히 이 영화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셨어요. 오랫동안 따뜻하게 품어 온 이 영화를 꼭 성공시키고 싶다고. 그래서 이 작품을 제게 맡기고 싶다고 말씀해 주셔서 무척 기뻤습니다. 꼭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을 드렸습니다.
시라이시 : 역시 처음에 이와키리를 누구에게? 라는 이야기가 됐을 때, 모두 일치해서 이쿠타 토마 씨에게 부탁하려고 했습니다. 셋이서 이쿠타 토마 씨에게 인사하러 갔습니다. 열렬히 말하는 모습에 '아저씨들, 꽤 저돌적이네...' 라는 느낌이었을 겁니다. 저희 마음을 헤아리고는 '할게요!' 라고 해주셨죠. 매번 영화를 만들 때마다 어딘가에서 작품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이라는 게 느껴지거든요. 이 작품은 확실히 그 순간, 이쿠타 토마 씨를 만났을 때였습니다.
Q. 영화 전반부, 이와키리는 울적하면서도 담담하게 일에 종사하며 수도세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물을 빼았는 수도 중단 집행이라는 꺼림칙한 업무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와키리를 연기하는데 어려움을 느낀 부분이 있었나요?
이쿠타 : 이와키리도 일에 몰두한 나머지 부인과 아이가 자신의 곁을 떠나가고, 그 순간부터 그에게도 갈증이 나고 있는 거죠. 어느새 자신이 말라 있다는 것도 잊을 정도의 허무감을 안고 집에 와서 뭘 마셔도 맛이 나지 않아요. 밥을 먹어도 맛있지 않고, 그저 매일 먹는 것일 뿐입니다. 그 무기력함, 뭔가 부족한 이와키리의 흔들리는 마음 속을 표현하기는 힘들었습니다.
Q. 시라이시 씨는 역할에 대해 이쿠타 씨와 이야기한 적이 있나요?
시라이시 : 타카하시 씨가 10년 이상 품고 있었던 작품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타카하시 씨에게 맡겼습니다. 클라이맥스에서의 이와키리가 보인 행동은 지금이라면 실시간 검색어 1위죠. (웃음). 이와키리도 작은 테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만, 거기에는 각각의 사정이 있어서, 그 사정이야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모습에 제게는 히어로로 보였고, 그런 이와키리의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쿠타 씨에게 맡겼고, 타카하시 씨가 어떤 연출을 해서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Q. 이쿠타 토마 씨가 이와키리로 보였던 순간이 있었나요?
시라이시 : 의상을 맞추는 단계에서 배우분은 작품을 생각해서 캐릭터 만들기를 해주시기 때문에 그 순간의 얼굴을 어디선가 보여주세요. 그건 이쿠타 씨에게서도 느꼈습니다. 작업복을 입는 것만으로 전혀 본 적이 없는 이쿠타 씨가 되는 것을 느꼈어요. 그것을 발견하고 확인할 수 있었던 단계에서 촬영 전에 이제 크랭크인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거죠. 배우로서의 입지를 보여줘서 든든했고, 작품을 향한 용기를 얻었습니다.
Q. 이쿠타 토마 씨는 어떻게 이와키리라는 남자를 만들어 갔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