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노출 작품 소개
이나가키 고로가 연기하는 것은 전쟁터 카메라맨인 아버지와 마을 사진관을 운영하는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야마다 준쿠로. 훌륭하고 용감한 카메라맨이 되어라, 평생 찍고 싶은 것을 찾아라. 그런 부모의 위광과 불합리한 기대의 말에 얽매이며 자란 준쿠로에게는 동경해 마지않는 일가가 있었다. 몰래 손에 넣은 그 일가의 가족사진은 준쿠로의 보물이다.
45세가 되어도 여전히 누락된 것을 채우지 못하고 있던 준쿠로. 그러던 어느 날, 닛타 가문의 아가씨였던 레이카가 아들 미노루를 데리고 30년 만에 사진관에 온다. 그리고 사소한 해프닝에서 다중노출에 의해 세 사람의 모습이 겹쳐진 마치 가족사진 같은 한장이 된다. 그러자 준쿠로의 마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
자택에 암실을 차릴 정도로 카메라 애호가로 알려진 이나가키 고로가 사진관의 2대 점주로 분한다. 그것만으로도 이야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나가키와 준쿠로의 상이 서로 겹쳐지는 다중노출은 과연 어떤 작품이 될까. 이나카기 고로가 준쿠로 캐릭터에 대한 인상, 그리고 오랫동안 연극 무대에 서 온 매력에 대해 말해 주었다.
다중노출은서민적인 인정극, 굉장히 신기한 이야기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만났나?
스태프에게 매력적이고 재능있는 요코야마 타쿠야 씨라는 극작가가 계신다고 들었다. 작년 말에 한번 직접 만나서 얘기할 기회가 있어서 이번 기획이 시작된 흐름이다. 원래 저는 이번과 같은 스트레이트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연극 일은 오랜 세월 계속하고 있는데, 최근이라면 스즈키 사토시 씨와 사랑과 음악 시리즈나 사랑의 모든 것에서 뮤지컬 코미디를 하거나, 시라이 아키라 씨와 No.9 불멸의 선율 등 굉장히 스케일이 큰 이야기를 했다. 의외로 일상적인 풍경의 회화극은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굉장히 신기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너무 서민적인 인정극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언뜻 보면 등장하는 것은 보통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전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다 읽고 나서도 여운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도 있었다. 뭐였지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는데 이게 바로 요코야마 월드라고 생각했다.
그건 다소 있지 않을까. 요코야마 씨가 말씀하셨는데, 원래 저에 대한 이미지 같은 게 있었다고 했다. 분명 세간 일반적으로도 이게 이나가키 고로라는 퍼블릭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요코야마 씨가 생방송 라디오를 들어주셨다. 거기서 있는 그대로의 고로 씨를 알수 있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영화 반세계에서 연기한 역할에서도 생생함이나 인간다운 부분을 재발견해주셨다. 게다가 요코야마 씨도 사진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만났을 때도 제가 필름 카메라도 사진을 찍고 있다는 이야기로 분위기가 고조됐었다. 분명 그런 점에서 이번 준쿠로라는 남자의 이야기가 부풀어 오른 것이 아닐까 한다.
Q. 그럼 준코로의 인상은 어땠나?
음, 어린 시절에 했던 말에 계속 사로잡혀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진정한 자신의 삶의 방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감각을 나는 조금 잊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의외로 느껴졌다. 40대 정도 되면 만약에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잊어버리거나 느끼지 못하게 되거나 아니면 다른 도망갈 길을 찾거나 해서 살아 있는 것이 아닐까. 그건 내가 정말 애정이 많은 가정에서 자라왔기 때문일 수 도 있다. 문제도 없고, 다행히도 아직 가족의 죽음이라는 것도 경험하지 못했다. 그렇긴 해도 내 안에 있는 것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세상에 많이 계실 테니 여러 사람의 마음에 닿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
Q. 평생 찍고 싶은 것을 찾으라는 말을 듣고 자란 준쿠로이다. 이나가키 씨는 카메라로 찍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나는 꽤 무엇을 찍어야 할지 망설이는 타입이다. 그래서 카메라맨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웃음) 역시 찍고 싶은 것이 없는 사람은 카메라를 들면 안 되려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갖고 싶어진다. 나는 어쩌면 이 카메라라는 메카로서의 기능이나 조형미, 그런 아름다움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중에서도 오래된 기계식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를 굉장히 좋아한다. 가지고 있는 카메라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1920년대 것도 있다. 100년 전의 카메라라 무섭게 오래됐다. 2000년대가 되면서 대부분의 카메라가 디지털로 넘어가 버려서 그런 오래된 카메라를 찾을 때마다 사버렸다. 이 작품에 나오는 라이카의 M3, 최신 기종은 M11 인데 사실 그 시리즈는 다 가지고 있다. 그에 비해서는 찍은 것은 많이 없다. (웃음)
Q. 2020년에 발매된 포토 에세이 Blume 에서 아름다운 사진을 발표했지 않았나.
원래부터 꽃이나 식물을 찍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하지만 필름으로 식물을 찍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디지털과 필름은 정말 완전히 다르다.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가 없으니까. 하지만 역시 좋아해서 필름 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간다. 보통 화초나 무심한 거리의 경치를 찍는다. 그래서 별로 남들한테 보여줄 만한 건 못 찍고 있다. 언젠가 사진 전시회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동경은 있다.
Q. 집에 암실이 있다고 들었다.
맞다. 최근에는 자주 인물을 찍은 필름도 현상하고 있다. THE TRAD에서 함께 하고 있는 요시다 아키요시 씨의 가족 사진을 현상했다. 스스로 찍고 싶은 것에 망설이면서도 암실에 틀어박혀 사람의 가족사진을 현상하다니, 그야말로 준쿠로 같다. (웃음)
Q. 이나가키 씨는 찍는 것보다 찍히는 편인데, 지금까지 인상적이었던 사진이 있었나?
최근에 필름으로 찍는 카메라맨 분들도 많아지는 인상이다. 역시 필름에만 나올 수 있는 색이라든가 질감이 좋으니까. 각자 유일무이하게 항상 멋지게 찍어주셔서 인상적이긴 한데, 그 중에서도 특별히라고 한다면 거장이기 때문은 아니지만, 아라키 씨가 찍어주신 흑백 사진은 지금도 소중히 가지고 있다. 그건 고로 디럭스에서 게스트로 와주셨을 때 찍어주셨다.
Q. 예전의 사진을 다시 볼 타이밍이 있나?
역시 인화되면 제대로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팬분들이 오래된 사진을 매우 아껴주신다. 그것도 너무 좋다. 가끔 SNS에서 그립다며 예전 사진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이제는 나도 구하기 어려운 사진들도 있어서 당시의 일들이 그리움과 함께 생각난다. 나의 역사라고 하면 과장일지도 모르지만, 그때의 기분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Q. 이나가키 씨에게 연극을 특별하게 생각한다고 들었다.
연극은 매일 실패를 다시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매우 좋다. 아마 나는 끈질긴 성격일지도 모른다. TV 같은 경우에는 자꾸 다시 연기하고 싶어진다. 어쩐지 납득이 안 된다. 매일 후회만 한다. 그런 점이 연극은 매일 실패를 고치면서 겨우 완성할 수 있는 느낌이 있다고 하면 관객에게는 굉장히 실례되는 이야기이지만.... (웃음) 하지만 끈질기게 추구해 갈 수 있는 것은 연극만의 매력이다.
Q. 연극은 작품마다 리셋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매번 끝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관객들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정말 소중하다. 모두 다른 삶이 있고, 어떤 사정을 안고 있는지 솔직히 모른다. 하지만 연극 무대의 시간만큼은 모두 공유로 어떤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도 연극의 장점이다. 이번 작품도 그런 식으로 누군가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Q. 오랜 세월 연극에서 활약해 온 비결은?
비결 같은 건 없다. 나는 더 잘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긴 해도 우울하지는 않다. 의외로 긍정적인 면이 있다. 이번에 연기하는 준쿠로처럼 굉장히 섬세한 인간을 연기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나한테는 수행이다. 그러니 내가 이번 작품에서 어떻게 연마되어 가는지 꼭 보고 확인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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